제천 여행은 물에서 시작해 물로 이어집니다. 충북 북쪽 내륙에 앉은 이 도시는 시내 한복판에 신라 때 고쳐 쌓은 저수지 의림지를 두고,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충주댐이 산골짜기를 가득 채운 청풍호가 굽이칩니다. 그 물가에는 물에 잠길 뻔한 옛 마을을 통째로 옮겨 세운 청풍문화재단지가 앉아 있고, 호수 위로는 옥순봉·구담봉의 잿빛 바위 절벽이 배를 타야 닿는 자리에 솟아 있습니다. 그래서 제천은 이름난 명소 한 곳을 종일 파고드는 여행보다,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물과 그 물가의 바위를 차례로 잇는 이틀에 어울립니다. 이 글은 볼거리를 하나씩 늘어놓기보다, 의림지에서 청풍호까지 왔던 길을 두 번 밟지 않고 이어지는 동선을 먼저 그립니다.

의림지신라 때 고쳐 쌓은 오래된 저수지, 노송 제방 산책
청풍호충주댐이 채운 넓은 호수, 유람선과 낙조
청풍문화재단지물에 잠길 마을을 옮겨 세운 야외 문화재
옥순봉·구담봉배 위에서 올려다보는 잿빛 바위 절벽

제천, 왜 물과 산을 함께 도는 이틀인가

제천의 볼거리는 성격이 뚜렷하게 갈립니다. 하나는 시내 북쪽의 의림지 —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 온 저수지로, 제천 사람들의 오래된 쉼터입니다. 다른 하나는 남쪽의 청풍호와 그 물가 — 충주댐이 들어서며 생긴 커다란 호수와, 물에 잠길 뻔한 문화재를 옮겨 세운 청풍문화재단지, 그리고 배 위에서 올려다보는 옥순봉·구담봉의 바위 절벽입니다. 이 둘을 하루에 몰아넣으려다가는 시내와 호수 사이 길에서 한나절을 흘려보내기 쉽습니다. 그래서 첫날은 시내 의림지에서 출발해 남쪽 청풍호로 내려앉고, 둘째 날은 청풍호를 배와 케이블카로 훑는 식으로 나누면, 왔던 길을 되짚지 않고 물길을 따라 하루씩 이어집니다.

제천이 품은 물은 성격이 다릅니다. 의림지가 사람이 오래전에 손으로 다스린 잔잔한 물이라면, 청풍호는 댐이 산골짜기를 채우며 만든 넓고 깊은 물입니다. 하나는 노송이 늘어선 옛 제방을 걷는 물이고, 다른 하나는 배를 타고 나가야 그 크기가 실감 나는 물입니다. 같은 도시 안에서 두 물의 얼굴이 이렇게 다르다는 점이, 제천 여행을 단조롭지 않게 만듭니다.

손으로 다스린 오래된 저수지에서 댐이 채운 넓은 호수까지, 제천은 서로 다른 두 물과 그 물가의 바위를 이틀에 잇습니다.

제천 1박 2일 코스 한눈에

첫날 오전

의림지 — 신라 때 고쳐 쌓은 저수지, 노송 제방 한 바퀴(무료, 1시간 안팎)

첫날 점심

제천 시내에서 약채락·산채정식·빨간오뎅으로 요기

첫날 오후

청풍호로 넘어가 청풍문화재단지 — 물에 잠긴 마을을 옮겨 세운 곳

첫날 저녁

청풍호 낙조로 하루 닫기, 청풍호반 숙박

둘째 날 오전

청풍호 유람선으로 옥순봉·구담봉 절벽 감상

둘째 날 오후

청풍호반 케이블카(비봉산)로 호수를 위에서 굽어보고 마무리

1박 2일 비용 짐작 — 의림지 산책과 청풍호반 드라이브는 입장료가 없고(주차료만 소액), 큰돈은 숙박(청풍호반 리조트·펜션 1박 8만~15만 원선)과 식사, 그리고 청풍호 유람선·청풍문화재단지·케이블카 입장에 들어갑니다. 유람선·문화재단지·케이블카는 어른 1인 3천~1만 원선씩 잡으면 넉넉하고, 둘이서 17만~23만 원 안팎이면 이틀이 채워집니다. 운임과 운항 시간은 계절과 수위에 따라 바뀌니 방문 전 확인을 권합니다.

첫째 날 아침 — 의림지, 신라가 고쳐 쌓은 저수지

이틀의 출발은 의림지가 좋습니다.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로 꼽히는 곳으로, 삼한 시대에 처음 쌓아 신라 때 크게 고쳐 쌓은 유서 깊은 물입니다. 오랜 세월 사람의 손으로 물을 가둬 논에 대 온 이 저수지는, 지금은 농사보다 제천 사람들의 산책과 쉼을 위한 자리로 더 사랑받습니다.

의림지
입장료무료(상시 개방, 야간 조명도 켜짐)가는 법제천 시내 북쪽 차로 10분 안팎(제천 IC에서 약 15분)소요제방~순주섬~정자 한 바퀴 1시간 안팎함께노송 제방·수양버들·순주섬·영호정·경호루·의림지역사박물관팁여름 초록과 겨울 얼음낚시, 밤 조명 산책이 각각 다른 얼굴
제방 위 노송 산책로는 폭이 좁으니 편한 신발을 권합니다. 겨울 결빙기에는 얼음 위 진입을 삼가세요.

의림지의 얼굴은 제방을 따라 늘어선 노송이 만듭니다. 수백 년 묵은 소나무와 수양버들이 물가에 늘어서 있어, 제방 위를 천천히 걸으면 오래된 그늘 아래를 지나는 기분이 듭니다. 저수지가 크지 않아 한 바퀴를 도는 데 한 시간이면 넉넉하고, 입장료도 없습니다. 아침 물안개가 걷히는 시간에 걸으면 관광지라기보다 오래된 마을의 앞뜰을 거니는 듯합니다.

의림지 물가의 노거수 — 수백 년 묵은 나무들이 저수지를 둘러선다
의림지 물가의 노거수 — 수백 년 묵은 나무들이 저수지를 둘러선다
의림지 옛 석축 제방 — 사람의 손으로 오래 다스린 저수지의 자취
의림지 옛 석축 제방 — 사람의 손으로 오래 다스린 저수지의 자취

의림지 한 바퀴 — 노송 제방과 순주섬

의림지를 걷다 보면 물 한가운데에 나무가 우거진 작은 섬이 눈에 들어옵니다. 순주섬이라 불리는 이 섬은 저수지의 풍경에 깊이를 더해, 물과 나무와 하늘이 겹쳐 비치는 자리를 만듭니다. 제방 곳곳에는 영호정과 경호루 같은 옛 정자가 앉아 있어, 걷다 지치면 정자 마루에 걸터앉아 물을 바라보며 쉬기에 좋습니다.

의림지는 물과 함께 새가 깃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소나무 가지에 왜가리나 백로가 앉아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만나고, 계절이 바뀌면 물 위로 오리 떼가 내려앉습니다. 저수지 옆에는 의림지의 내력을 정리한 작은 박물관과 얼음 창고 자리가 있어, 오랜 세월을 이어 온 물의 역사도 함께 짚어 봅니다. 걸음이 빠른 사람은 반 바퀴만 돌아도 좋고, 느긋한 사람은 정자마다 앉아 쉬며 한나절을 보내도 아깝지 않습니다.

의림지 순주섬 — 물 한가운데 나무가 우거진 작은 섬이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의림지 순주섬 — 물 한가운데 나무가 우거진 작은 섬이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노송 가지에 앉은 왜가리 — 의림지는 물과 새가 함께 깃드는 저수지다
노송 가지에 앉은 왜가리 — 의림지는 물과 새가 함께 깃드는 저수지다

청풍호와 청풍문화재단지 — 왜 마을을 통째로 옮겨 세웠을까

의림지에서 점심을 먹고 남쪽으로 차를 몰면, 산골짜기를 가득 채운 넓은 물 청풍호가 나타납니다. 이 호수는 자연 호수가 아니라 1980년대에 충주댐이 들어서며 생긴 인공 호수입니다. 댐이 물을 가두자 아래쪽 청풍면 일대가 물에 잠기게 되었고, 그때 마을에 있던 오래된 문화재들을 높은 곳으로 옮겨 한자리에 모아 세운 곳이 바로 청풍문화재단지입니다.

청풍호·청풍문화재단지
입장료청풍문화재단지 어른 1인 3천 원선(유람선·케이블카는 별도)가는 법제천 시내에서 차로 30~40분, 청풍면 물태리소요문화재단지 관람 1시간~1시간 30분함께한벽루·팔영루·고가옥·청풍호 유람선·청풍호반 케이블카(비봉산)팁해 질 무렵 호반이 붉게 물드니 오후 늦게 잡으면 낙조까지 이어짐
청풍문화재단지는 충주댐으로 물에 잠길 뻔한 문화재를 옮겨 세운 곳이라, 건물 하나하나에 옮겨 온 사연이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은 여느 민속촌과는 사연이 다릅니다. 건물 하나하나가 물에 잠길 뻔한 것을 통째로 뜯어 옮겨 온 것이라, 옛 관아와 고가옥, 정자와 성문이 원래는 서로 다른 자리에 있던 것들입니다. 언덕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옮겨 온 옛 건물들 너머로 지금은 물이 된 옛 마을 자리가 넓게 펼쳐집니다. 사라진 것과 남은 것이 한 화면에 겹쳐 있다는 점이, 청풍문화재단지를 오래 기억에 남게 합니다.

언덕에서 내려다본 청풍문화재단지 — 옮겨 세운 옛 건물들 너머로 청풍호가 펼쳐진다
언덕에서 내려다본 청풍문화재단지 — 옮겨 세운 옛 건물들 너머로 청풍호가 펼쳐진다
청풍문화재단지로 옮겨 세운 옛 고가옥 — 물에 잠길 뻔한 집들을 언덕으로 올렸다
청풍문화재단지로 옮겨 세운 옛 고가옥 — 물에 잠길 뻔한 집들을 언덕으로 올렸다

청풍문화재단지에서 무엇을 볼까 — 한벽루

청풍문화재단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은 한벽루입니다. 고려 때 처음 세워진 이 누각은 보물로 지정된 격조 높은 정자로, 두 층으로 올린 나무 기둥과 화려한 단청이 단정하면서도 우아합니다. 누마루에 오르면 청풍호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여, 옛사람들이 왜 이 자리에 정자를 세웠는지 절로 짐작이 갑니다.

한벽루 곁에는 성문인 팔영루와 여러 채의 고가옥이 이어져 있습니다. 옛집 마당을 지나 누각에 올랐다가 성문을 빠져나오는 짧은 동선만으로도, 물에 잠긴 청풍 고을의 옛 모습이 어렴풋이 그려집니다. 해가 비스듬히 드는 늦은 오후에 찾으면 단청과 기와에 그늘이 깊어져, 건물의 생김새가 한결 또렷하게 살아납니다.

청풍문화재단지 한벽루 — 보물로 지정된 두 층 누각, 처마의 단청이 화려하다
청풍문화재단지 한벽루 — 보물로 지정된 두 층 누각, 처마의 단청이 화려하다
옛집 벽에 걸린 살림 도구 — 옮겨 온 고가옥마다 지난 살림의 자취가 남아 있다
옛집 벽에 걸린 살림 도구 — 옮겨 온 고가옥마다 지난 살림의 자취가 남아 있다

첫째 날 저녁 — 청풍호에 지는 해

청풍문화재단지를 다 돌았다면, 첫날의 마지막은 호수에서 닫습니다. 청풍호는 산과 산 사이를 굽이굽이 채운 물이라, 해가 산등성이로 넘어갈 때 물과 하늘이 함께 붉게 물듭니다. 청풍대교나 호반 전망 좋은 자리에 서서 낙조를 기다리면, 낮 동안 걸은 걸음의 피로가 물빛에 풀립니다.

날이 맑으면 붉은 노을이, 구름이 있는 날이면 구름 사이로 빛줄기가 물 위로 쏟아지는 장면과 마주합니다. 겨울이면 눈 덮인 산과 얼어붙은 물가가 더해져, 같은 호수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 줍니다. 해가 완전히 넘어가면 청풍호반의 리조트나 펜션으로 들어가 하루를 마무리하면, 첫날이 알맞게 채워집니다.

청풍호에 드리운 빛내림 — 구름 사이로 빛줄기가 물 위로 쏟아진다
청풍호에 드리운 빛내림 — 구름 사이로 빛줄기가 물 위로 쏟아진다
겨울 청풍호와 붉은 다리 — 눈 덮인 산이 물가를 둘러선다
겨울 청풍호와 붉은 다리 — 눈 덮인 산이 물가를 둘러선다

둘째 날 — 청풍호 유람선과 옥순봉·구담봉

둘째 날 아침은 청풍호 유람선으로 여는 것이 좋습니다. 청풍나루·장회나루 등에서 배를 타고 물 위로 나가면, 낮에는 스쳐 지나던 호수가 얼마나 넓고 깊은지 그제야 실감이 납니다. 유람선의 백미는 옥순봉과 구담봉 — 물 위로 깎아지른 듯 솟은 바위 봉우리들입니다. 뭍에서 보면 그저 산자락이지만, 물 위에서 올려다보면 병풍처럼 늘어선 잿빛 절벽이 압도적입니다.

청풍호 유람선 선착장 — 겨울 호수에 유람선이 나루에 매여 있다
청풍호 유람선 선착장 — 겨울 호수에 유람선이 나루에 매여 있다
옥순봉 — 청풍호 물 위로 깎아지른 잿빛 절벽, 유람선에서 올려다본 모습
옥순봉 — 청풍호 물 위로 깎아지른 잿빛 절벽, 유람선에서 올려다본 모습
겨울 청풍호와 눈 덮인 암봉 — 물 위에서 보아야 호수의 크기가 실감 난다
겨울 청풍호와 눈 덮인 암봉 — 물 위에서 보아야 호수의 크기가 실감 난다

옥순봉과 구담봉은 행정 구역으로는 제천과 단양의 경계에 걸쳐 있지만, 청풍호를 오르내리는 유람선에서 가장 가까이 만나는 절경입니다. 물이 잔잔한 날이면 바위 절벽이 수면에 거꾸로 비쳐, 위아래로 두 개의 봉우리가 마주 선 듯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배가 뜨지 않는 날에는 옥순봉 전망대나 출렁다리를 걸어 뭍에서 절벽을 마주 보아도 좋습니다.

옥순봉, 김홍도도 화폭에 담은 절경

옥순봉의 바위 절벽은 오늘날 관광객만 감탄한 풍경이 아닙니다. 조선의 이름난 화가 김홍도가 이곳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그가 1796년에 그린 화첩에는 옥순봉의 깎아지른 봉우리가 먹빛으로 또렷하게 남아 있어, 이백 년도 더 전에 이미 이 자리가 붓을 든 사람의 발길을 붙든 절경이었음을 일러 줍니다.

'옥순봉(玉筍峰)'이라는 이름은 비 온 뒤 솟는 대나무 순처럼 곧게 선 바위라는 뜻에서 왔습니다. 퇴계 이황이 이 봉우리에 이름을 붙였다는 이야기도 함께 내려옵니다. 지금 우리가 유람선에서 올려다보는 바위 봉우리를, 옛사람들도 배를 타고 지나며 시로 읊고 그림으로 그렸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같은 풍경이 사뭇 깊어집니다.

이백 년 전 김홍도가 배 위에서 화폭에 담은 그 절벽을, 지금 우리도 같은 물길에서 올려다봅니다.

청풍호를 가로지르는 청풍대교 — 옥순봉으로 드는 물길 위에 놓였다, 눈 덮인 산이 다리를 감싼다
청풍호를 가로지르는 청풍대교 — 옥순봉으로 드는 물길 위에 놓였다, 눈 덮인 산이 다리를 감싼다

제천의 맛 — 약채와 빨간오뎅

제천은 예부터 약초의 고장으로 이름났습니다. 시내에는 약령시장이 서고, 산에서 나는 약초와 황기를 넣어 지은 밥상이 흔합니다. 그래서 제천에서는 여러 산나물과 약재를 곁들인 약채락·산채정식을 맛보는 것이 여행의 한 축이 됩니다. 나물 하나하나에 산의 향이 배어 있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납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제천 빨간오뎅입니다. 매콤한 양념 국물에 어묵을 끓여 내는 이 분식은 제천 사람들의 오랜 간식으로, 여행객에게도 소문난 명물입니다. 여기에 더덕구이와 곤드레밥, 겨울철 황기를 넣은 보양 음식까지 더하면 제천의 밥상이 채워집니다. 무료로 걷는 저수지와 호반에서 아낀 돈을, 약초와 나물이 어우러진 제천의 밥상에서 되돌려 받는 여행이 됩니다.

약초의 고장답게, 제천의 밥상에는 산에서 난 나물과 약재의 향이 깊게 배어 있습니다.

제천, 언제 어떻게 돌면 좋을까

제천은 봄과 가을이 가장 편합니다. 물가와 호반, 언덕을 두루 걷는 여행이라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이 좋고, 봄에는 의림지와 청풍호반의 벚꽃이, 가을에는 청풍문화재단지 언덕의 단풍이 같은 코스에 덤으로 얹힙니다. 여름에는 의림지 노송의 짙은 그늘이, 겨울에는 눈 덮인 청풍호반과 유람선에서 보는 얼어붙은 암봉이 색다른 얼굴을 내밉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청풍호 유람선 운항 정보입니다. 유람선은 계절과 수위, 날씨에 따라 운항 시간과 선착장이 바뀌므로, 둘째 날 아침 동선을 짜기 전에 당일 운항 여부를 확인해야 헛걸음이 없습니다. 나머지 명소는 대부분 상시 개방이라 시간표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천천히 걷는 여행으로 꾸리면 됩니다. 자세한 운영 정보와 계절 행사는 제천시 문화관광과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방문 전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손으로 다스린 오래된 저수지에서 댐이 채운 넓은 호수, 그리고 배 위에서 올려다보는 바위 절벽까지 — 제천은 서두르지 않아도 이틀이면 물과 산을 고루 담습니다. 잔잔한 의림지와 드넓은 청풍호, 물 위로 솟은 옥순봉이 반나절 간격으로 얼굴을 바꾸는 덕에, 짧은 일정에도 여행이 단조로워질 틈이 없습니다. 여기에 하루를 더 낼 수 있다면,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이웃한 단양의 도담삼봉과 만천하 스카이워크까지 붙여 물길 여행을 넉넉히 늘려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