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이라 하면 먼저 대게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대게를 쪄 내는 강구항에서 조금만 눈을 들면, 영덕은 절벽과 백사장이 번갈아 이어지는 긴 동해안 바닷가 고장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경북 영덕은 포항과 울진 사이에 세로로 길게 걸터앉아, 남쪽 강구항부터 북쪽 고래불해수욕장까지 60여 킬로미터의 해안선을 품습니다. 그 사이를 영덕 블루로드라는 해안 트레킹길이 잇고, 언덕 위에는 창포말등대와 풍력발전단지의 바람개비가 돌아갑니다. 이 글은 대게 항구에서 시작해 등대 언덕과 해안 데크길, 명사이십리 백사장으로 이어지는 영덕 바닷길을 어떤 순서로 도는 게 좋은지, 뚜벅이는 어떻게 움직이면 되는지를 먼저 정리했습니다.
영덕은 강구 대게거리를 낀 남부 강구 권역과 창포·축산·병곡으로 이어지는 북부 해안 권역으로 크게 나뉩니다. 여기서는 강구에서 북쪽으로 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흐름으로, 무리하지 않고 도는 법을 정리합니다.
강구항과 영덕대게거리, 대게가 모이는 항구
강구항은 오십천이 동해와 만나는 하구에 자리한 항구로, 오래전부터 영덕대게가 모이고 팔리는 집산지였습니다. 항구를 낀 강구교 일대에는 대게를 쪄 내는 식당이 줄지어 늘어서 영덕대게거리를 이루고, 겨울에서 봄이면 대게를 사러 온 사람들로 온종일 붐빕니다. 항구에는 방금 들어온 배에서 대게와 붉은대게를 내리는 풍경이 이어져, 대게를 먹기 전부터 어촌의 활기를 지켜보게 됩니다.
강구항은 1997년 방영된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배경으로 알려지며 널리 이름을 얻었습니다. 대게는 겨울에서 봄이 제철이라 이 시기에 값이 오르내리고 마릿수·크기에 따라 상차림이 크게 달라지니, 식당에 앉기 전에 그날 시세와 손질 방식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여름에 간다면 대게 대신 붉은대게(홍게)가 주로 나온다는 점도 알아 두면 낭패가 없습니다.
| 절정 | 겨울~봄(대게철), 배가 드나드는 낮 |
|---|---|
| 어디서 | 강구교 양옆 영덕대게거리·강구항 위판장 일대 |
| 핵심 | 시세·마릿수·손질 방식 미리 확인, 여름엔 붉은대게 |
| 뚜벅이 | 영덕·강구터미널에서 가깝고 택시 접근 편리 |




영덕해맞이공원과 창포말등대, 바람개비 아래 맞는 일출
강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오르면 창포리 언덕 위에 영덕해맞이공원이 있습니다. 이곳은 1997년 큰 산불로 헐벗었던 언덕을 복구해 꾸민 공원으로, 지금은 동해로 트인 일출 명소가 되었습니다. 공원 한쪽에는 대게의 집게발이 등대를 감싼 모양으로 지은 창포말등대가 서 있어, 영덕다운 상징으로 사진에 자주 담깁니다.
공원 뒤편 언덕에는 영덕풍력발전단지의 커다란 바람개비가 늘어서 돌아갑니다. 흰 풍력 터빈과 파란 바다가 한 화면에 담겨, 언덕을 오르내리며 걷기만 해도 시원한 전망이 이어집니다. 등대와 풍차, 일출을 한자리에서 보려면 이른 아침이 좋지만 해안 바람이 매서우니, 겨울에는 방한을 단단히 하고 오르는 편이 좋습니다.
| 절정 | 맑은 날 일출 무렵, 바람 부는 언덕 |
|---|---|
| 특징 | 대게 집게발 모양 창포말등대·풍력 바람개비·일출 |
| 핵심 | 언덕 바람 강함, 겨울 방한 필수 |
| 뚜벅이 | 배차 길어 강구·영덕에서 택시 병행 권장 |
삼사해상공원, 바다 위를 걷는 해상 산책로
강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남정면 바닷가에 삼사해상공원이 펼쳐집니다. 바다 쪽으로 해상 산책 데크가 길게 뻗어 있어, 파도 위를 걷듯 앞바다로 나가 사방으로 트인 수평선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공원 안에는 새해를 알리는 경북대종과 넓은 잔디마당·전망 쉼터가 있어, 강구로 들고 나는 길에 잠시 들러 바다를 눈에 담기 좋습니다.
해상 데크는 바닥이 훤히 트여 있어, 발밑으로 일렁이는 물빛을 그대로 내려다보게 됩니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는 파도가 데크 가까이 부딪혀 시원하고, 해 질 무렵이면 바다와 하늘이 함께 붉어집니다. 강구 대게거리와 가까워 대게로 배를 채운 뒤 산책 삼아 걷기 좋은 자리입니다.
| 절정 | 맑은 날 낮·해 질 무렵, 바람 부는 날 |
|---|---|
| 특징 | 바다로 뻗은 해상 데크·경북대종·전망 쉼터 |
| 핵심 | 바닥 트여 물빛 잘 보임, 강구 대게거리와 묶기 좋음 |
| 뚜벅이 | 강구에서 가깝고 해안도로 버스·택시로 접근 |



영덕 블루로드, 왜 걸어야 바다가 보인다 할까
영덕 블루로드는 강구항에서 고래불해수욕장까지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약 64.6킬로미터의 트레킹길입니다. 성격이 다른 네 개 코스로 나뉘는데, A코스 '빛과 바람의 길'(강구항~해맞이공원), B코스 '푸른 대게의 길'(해맞이공원~축산항), C코스 '목은 사색의 길'(축산항~대진), D코스 '쪽빛 파도의 길'(대진~고래불)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차로 지나치면 놓치는 절벽 아래 물빛과 갯바위를, 두 발로 걸어야 코앞에서 보게 됩니다.
네 코스를 한 번에 다 걷기는 벅차니, 가장 인기 있는 B코스(약 15km)만 골라 반나절 걷는 사람이 많습니다.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대게의 길이라는 이름처럼 갯바위와 어촌을 지나 축산항으로 내려가는 구간으로, 오르내림이 크지 않아 초심자도 걸을 만합니다. 다만 그늘이 적은 해안길이라, 모자와 물을 챙기고 한낮 땡볕은 피해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을 노리면 걷기에 좋습니다.
| 절정 | 봄·가을 선선할 때, 이른 아침·해 질 녘 |
|---|---|
| 특징 | 강구~고래불 64.6km·네 코스·B코스가 인기 |
| 핵심 | 한 번에 다 말고 B코스만 반나절, 그늘 적음 |
| 뚜벅이 | 코스 양 끝(해맞이공원·축산항) 택시로 접근 |
축산항과 죽도산 전망대, 대게의 길이 닿는 항구
블루로드 B코스가 내려서는 축산항은 대게와 붉은대게가 많이 드나드는 어항입니다. 항구 옆으로는 대나무가 우거진 죽도산이 솟아 있는데, 산 위 죽도산 전망대에 오르면 축산항과 굽이치는 해안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정상까지 나무 데크와 산책로가 놓여 있어, 짧은 오르막을 걸어 올라 바다를 조망하기 좋습니다.
축산항은 예부터 영덕대게가 처음 잡히기 시작한 곳으로 알려져, 강구와 함께 대게의 고장을 대표합니다. 항구에서 갓 손질한 대게와 홍게를 맛보거나, 죽도산 대숲 그늘을 걷다 바다로 트인 전망대에서 숨을 고르는 것으로 블루로드 한 구간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 절정 | 대게철 낮, 배가 드나들 때 |
|---|---|
| 특징 | 대게 어항·대나무 우거진 죽도산·전망대 조망 |
| 핵심 | 전망대까지 짧은 오르막 데크, 항구와 묶기 좋음 |
| 뚜벅이 | 블루로드 B코스 종점, 택시·해안버스 이용 |
고래불해수욕장, 명사이십리라 부르는 너른 백사장
영덕 북쪽 끝 병곡면에는 고래불해수욕장이 길게 펼쳐집니다. 백사장이 어찌나 넓고 긴지 예부터 명사이십리라 불렸고, 고려 말 학자 목은 이색이 이 앞바다에서 고래가 물을 뿜는 것을 보고 '고래불'이라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완만하게 들어오는 바다와 뒤를 받치는 소나무 숲 덕에, 여름이면 가족 단위 물놀이객이 많이 찾습니다.
백사장이 넓은 만큼 성수기에도 자리가 덜 붐비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끝에서 끝까지 걷는 산책도 넉넉합니다. 해변 입구에는 고래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 이곳이 '고래불'임을 한눈에 알려 줍니다. 해수욕장은 여름 성수기에만 개장하고 안전요원이 배치되니, 물놀이를 하려면 개장 기간을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 절정 | 여름 물놀이철, 봄·가을 백사장 산책 |
|---|---|
| 특징 | 명사이십리 너른 백사장·소나무 숲·고래 조형물 |
| 핵심 | 여름에만 개장, 비수기엔 산책·드라이브 위주 |
| 뚜벅이 | 병곡 방면 버스 배차 확인, 택시 병행 권장 |


영덕에서 뭘 먹을까 — 대게와 물가자미
영덕 하면 대게가 먼저지만, 대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게가 나지 않는 철에는 붉은대게(홍게)가 그 자리를 채우는데, 살이 촉촉하고 값이 눅어 부담 없이 맛보기 좋습니다. 강구·축산 대게거리에서는 찜으로 맛보고, 남은 게딱지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이 영덕식 한 상입니다.
대게가 부담스럽다면 물가자미(현지에서 '미주구리'라 부릅니다)로 눈을 돌려도 좋습니다. 꾸덕꾸덕하게 말린 물가자미를 회무침이나 구이·조림으로 내는 집이 많아, 새콤한 회무침 한 접시에 밥을 비벼 먹으면 별미입니다. 이 밖에 갓 잡은 대게라면이나 회덮밥으로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 대게::겨울~봄 제철, 시세·마릿수 확인 후 주문
- 붉은대게(홍게)::여름에도 나오고 값 눅음, 딱지밥 별미
- 물가자미(미주구리)::회무침·구이·조림, 새콤한 회무침이 인기
- 가볍게::대게라면·회덮밥으로 한 끼 해결
언제 가면 좋을까 — 대게철과 해수욕철
영덕 바다는 계절마다 다른 목적으로 찾게 됩니다. 대게를 노린다면 겨울에서 봄(대체로 11월 말~5월)이 제철이라, 이 무렵 강구·축산 대게거리가 가장 활기를 띱니다. 같은 시기 해맞이공원에서 맞는 새해 일출도 영덕이 자랑하는 풍경이라, 겨울 여행은 대게와 일출을 함께 노리기 좋습니다.
물놀이가 목적이라면 여름이 답입니다. 고래불·장사·경정 같은 해수욕장이 이때만 개장하고, 백사장과 소나무 숲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습니다. 블루로드 트레킹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봄·가을이 가장 걷기 좋으니, 목적에 맞춰 철을 고르면 영덕 바다를 한결 알차게 누릴 수 있습니다. 코스별 자세한 안내와 지도는 영덕군 문화관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절정 | 겨울~봄 대게·일출, 여름 물놀이, 봄가을 트레킹 |
|---|---|
| 특징 | 계절마다 목적이 다른 바다 |
| 핵심 | 대게는 겨울봄·해수욕은 여름·블루로드는 봄가을 |
| 뚜벅이 | 계절 관계없이 택시·시외버스 병행이 편리 |
영덕으로 가는 길과 뚜벅이 동선
영덕은 동해선 철도 영덕역이 있어 열차로도 닿고, 시외버스도 자주 다닙니다. 동서울·동대구·포항 등에서 영덕공용버스터미널로 오는 시외버스가 있고, 강구 방면은 강구터미널도 함께 이용합니다. 영덕역은 포항에서 올라오는 동해선에 놓여 있고, 2025년 초 이 노선이 삼척까지 이어지며 동해안을 남북으로 잇는 철길이 완성됐으니, 출발지에 맞춰 열차와 버스 중 편한 편을 고르면 됩니다.
차가 없다면 명소가 강구·창포·축산·병곡으로 해안을 따라 길게 흩어져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시내버스 배차가 길어, 강구나 영덕에서 택시를 함께 쓰거나 권역을 하루씩 나눠 도는 편이 동선이 매끄럽습니다. 남쪽 강구·삼사에서 시작해 창포 해맞이공원과 축산을 지나 북쪽 고래불로 한 방향으로 훑어 올라가는 흐름이면, 오가는 길이 겹치지 않아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 절정 | 계절 무관, 이동 계획을 미리 세울 때 |
|---|---|
| 특징 | 동해선 영덕역(포항 방면)·시외버스로 접근 |
| 핵심 | 택시 병행 또는 권역 분할, 남→북 한 방향 동선 |
| 뚜벅이 | 강구·영덕터미널 거점, 해안버스 배차 미리 확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