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바다는 유난히 물이 맑습니다. 자갈이 훤히 비치는 장호항부터 절벽 아래 물빛을 코앞에서 보는 초곡 데크길까지, 삼척은 멀리서 바라보는 바다가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 만지는 바다로 기억에 남습니다. 강원 삼척은 동해와 경북 사이에 길게 걸터앉은 바닷가 도시로, 투명한 어항과 절벽 해안이 잇달아 이어집니다. 시내에서 새천년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바다 위를 건너는 삼척해상케이블카와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장호항, 절벽을 잇는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 명사십리 맹방해변, 그리고 여름에도 서늘한 환선굴까지 성격이 다른 여러 얼굴을 한 묶음으로 돌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그 바닷길을 어떤 순서로 이어야 하루가 매끄러운지, 뚜벅이는 어떻게 움직이면 되는지를 먼저 정리했습니다.
삼척은 죽서루를 낀 시내 권역과 장호·초곡을 낀 근덕 바다 권역으로 크게 나뉩니다. 여기서는 시내에서 남쪽 바다로 내려가는 흐름으로, 무리하지 않고 도는 법을 정리합니다.
장호항,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투명한 어항
장호항은 삼척 근덕면의 작은 어항으로, 반달처럼 굽은 방파제 안쪽 물이 유난히 맑아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바닥의 자갈이 훤히 비칠 만큼 물빛이 투명해, 여름이면 투명 카누를 타고 물 위를 미끄러지거나 스노클링으로 물속을 들여다보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항구 뒤로 언덕이 감싸고 있어 파도가 잔잔한 편이라, 물놀이 초심자도 겁내지 않고 바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장호항은 삼척해상케이블카의 한쪽 종점이기도 해서, 케이블카로 바다를 건너와 그대로 물놀이로 이어 가기 좋습니다. 투명 카누와 스노클링 체험은 여름 성수기에 대기가 길고 날씨에 따라 운영이 멈추니, 오전 잔잔할 때를 노리고 방문 전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물놀이를 하지 않더라도 방파제 위를 걸으며 에메랄드빛 물과 어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오래 머물게 됩니다.
| 절정 | 여름철 오전, 물이 잔잔하고 맑게 보일 때 |
|---|---|
| 특징 | 투명한 물빛·투명 카누·스노클링·해상케이블카 종점 |
| 핵심 | 투명 카누 등 체험은 성수기 대기·기상 따라 운영 |
| 뚜벅이 | 시내에서 근덕 방면 버스, 배차 길어 택시 병행 권장 |
삼척해상케이블카, 바다 위를 건너는 유리 곤돌라
삼척해상케이블카는 용화정류장과 장호정류장을 잇는 약 870여 미터의 바다 위 케이블카입니다. 곤돌라가 해안 절벽을 넘어 바다 한가운데를 지나는 동안, 발아래로 장호항의 투명한 물빛과 굽이치는 해안선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바닥이 비치는 크리스털 캐빈도 있어, 고소공포가 없다면 바다 위에 떠 있는 기분을 한층 진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용화 쪽에서 타면 장호로 건너가 물놀이로 이어지고, 장호에서 타면 용화 전망으로 되돌아오는 왕복·편도를 골라 탈 수 있습니다. 요금은 왕복과 편도가 다르고 정기 휴무일과 운영시간이 계절마다 바뀌니 방문 전에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성수기 한낮에는 대기가 기니, 도착하면 매표 상황부터 살피고 오전이나 늦은 오후로 시간을 잡으면 한결 수월합니다.
| 절정 | 맑은 날 오전, 바다 위를 건널 때 |
|---|---|
| 특징 | 용화~장호 약 870m·바닥 비치는 크리스털 캐빈 |
| 핵심 | 왕복·편도 요금 상이, 휴무일·운영시간 확인 필수 |
| 뚜벅이 | 용화·장호 두 정류장, 근덕 방면 버스·택시 이용 |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 절벽 아래를 걷는 해안 데크
장호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초곡항에 닿습니다. 이 작은 항구에서 시작하는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은 2020년에 열린 해안 데크길로, 그동안 배로만 다가갈 수 있던 용굴과 촛대바위를 두 발로 걸어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파도에 깎인 기암과 절벽이 이어지고, 다리 아래로 맑은 물이 드나들어 걷는 내내 눈이 시원합니다.
길 끝의 용굴은 바닷물이 드나드는 해식 동굴로, 전설을 담은 이야기판이 함께 놓여 있습니다. 데크는 오르내림이 있지만 어렵지 않아 삼십 분에서 한 시간이면 왕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늘이 적어 한여름 한낮에는 볕이 강하니, 모자와 물을 챙기고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을 노리면 걷기에 좋습니다.
| 절정 | 이른 아침·해 질 녘, 볕이 부드러울 때 |
|---|---|
| 특징 | 2020년 열린 해안 데크·용굴·촛대바위·거북바위 |
| 핵심 | 왕복 30분~1시간, 그늘 적어 모자·물 필수 |
| 뚜벅이 | 초곡항 기점, 장호와 묶어 근덕 권역으로 |



새천년해안도로와 이사부사자공원,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길
삼척 시내에서 남쪽 바다로 이어지는 새천년해안도로는 해안 절벽과 기암을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길입니다. 길을 따라 조각 작품과 쉼터가 놓여 있어, 차를 잠시 대고 바다를 바라보기 좋습니다. 도로 위쪽 언덕에는 이사부사자공원이 있는데, 신라 장군 이사부가 우산국을 복속시킬 때 나무 사자로 위협했다는 이야기에서 사자 조형물을 세워 꾸민 전망 공원입니다.
공원 전망대에 서면 동해 바다가 발아래로 시원하게 펼쳐지고, 알록달록한 조형물 덕에 아이와 함께 걷기에도 좋습니다. 해안도로 초입의 소망의 탑과 조각공원까지 묶으면, 삼척 시내에서 바다를 눈에 담는 짧은 산책이 됩니다. 시내 한복판 오십천 절벽 위의 죽서루도 가까우니, 관동팔경의 옛 누각을 함께 둘러보면 좋습니다.
| 절정 | 맑은 날 낮, 바다를 끼고 달릴 때 |
|---|---|
| 특징 | 해안 드라이브·사자 조형물 전망 공원·소망의 탑 |
| 핵심 | 전망대에서 동해 조망, 죽서루와 묶기 좋음 |
| 뚜벅이 | 삼척 시내에서 가까워 택시·시내버스로 접근 |




맹방해변, 명사십리라 부르는 너른 백사장
맹방해변은 삼척 근덕면에 길게 펼쳐진 모래사장으로, 예부터 명사십리라 불릴 만큼 백사장이 넓고 완만합니다. 물이 얕게 들어오는 편이라 여름이면 가족 단위 물놀이객이 많고, 소나무 숲이 뒤를 받쳐 그늘에서 쉬기에도 좋습니다. 봄이면 해변 인근 들판에 유채꽃이 노랗게 피어 축제가 열리기도 해,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 줍니다.
백사장이 넓은 만큼 성수기에도 자리가 덜 붐비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끝에서 끝까지 걷는 산책도 넉넉합니다. 근처 덕산해변·상맹방까지 이어 걸으면 조용한 바다를 오래 누릴 수 있습니다.
| 절정 | 여름 물놀이철, 봄 유채꽃 필 무렵 |
|---|---|
| 특징 | 명사십리 너른 백사장·완만한 수심·소나무 숲 |
| 핵심 | 물이 얕아 가족 단위에 무난, 자리 여유 |
| 뚜벅이 | 시내에서 근덕 방면 버스, 배차 확인 필요 |
한여름 더위는 어디서 식힐까 — 서늘한 환선굴
바다만 보다 색다른 곳이 그리워질 때, 삼척 사람들은 대이리 동굴지대로 향합니다. 신기면 골짜기에 자리한 환선굴은 국내에서도 손꼽히게 규모가 큰 석회동굴로, 굴 안으로 들어서면 층층이 솟은 종유석과 석순, 지하로 흐르는 물길이 이어져 여름에도 서늘합니다. 굴 내부는 조명과 탐방로가 잘 갖춰져 있어, 천천히 한 바퀴 도는 데 한 시간 남짓 걸립니다.
다만 매표소에서 동굴 입구까지 가파른 오르막을 십오 분 남짓 걸어 올라야 하니 편한 신발이 필수입니다.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인근 대금굴은 모노레일로 입구까지 오르는데, 대금굴은 사전 예약제로 인원을 제한하니 미리 확인하고 움직이는 편이 좋습니다. 두 굴 모두 입장료가 있고 금액이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을 권합니다.
| 절정 | 한여름, 굴 안이 가장 서늘할 때 |
|---|---|
| 특징 | 국내 최대급 석회동굴·종유석·지하 물길 |
| 핵심 | 입구까지 오르막 도보, 대금굴은 모노레일·예약제 |
| 뚜벅이 | 삼척 시내에서 대이리행 버스, 배차 확인 필요 |
삼척에서 무엇을 먹을까 — 항구가 차린 밥상
삼척의 먹거리는 장호항과 삼척항에서 갓 올라온 것들이 그대로 상에 오릅니다. 뜨끈한 국물이 당긴다면 물메기로 끓인 곰치국(물곰탕)이 해장으로 이름났고, 더운 철에는 잘게 썬 생선에 찬 육수를 부어 비벼 먹는 물회가 인기입니다. 겨울이면 대게와 문어가 제철이라 무게로 값을 매기니, 주문 전에 크기와 값을 먼저 맞춰 두면 계산할 때 당황할 일이 없습니다. 홍합을 넉넉히 넣은 섭국도 이 지역다운 얼큰한 한 그릇입니다.
- 곰치국(물곰탕) — 1인 12,000~15,000원선, 뜨끈한 해장 국물
- 물회 — 1인 12,000~18,000원선, 더운 철 찬 육수에 비벼 먹는 한 그릇
- 대게·문어 — 겨울 제철, 시가로 무게에 따라 값이 갈리니 크기·값 먼저 확인
- 섭국 — 홍합을 넉넉히 넣어 끓인 얼큰한 국, 이 지역 별미
차 없이 삼척, 어떻게 돌까
삼척은 KTX가 직접 서지 않아, 대중교통으로는 동선을 넉넉히 잡는 편이 좋습니다. 서울에서는 동서울·강남에서 삼척종합버스터미널로 오는 고속·시외버스가 잦고, KTX-이음으로 동해역까지 온 뒤 삼척으로 넘어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시내의 죽서루·새천년해안도로는 택시로 금세 닿지만, 장호·초곡·맹방은 근덕면 방면이라 시내버스 배차가 길어 택시를 함께 쓰면 시간을 아낍니다. 케이블카 운영시간과 축제 일정, 버스 시간표는 삼척시 문화관광 정보로 미리 확인하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들어가는 길 — 동서울·강남에서 삼척종합버스터미널행 고속·시외버스, 또는 KTX-이음 동해역 경유
- 시내 권역 — 죽서루·새천년해안도로·이사부사자공원은 택시로 가깝게 연결
- 바다 권역 — 장호·초곡·맹방은 근덕 방면 버스, 배차 길어 택시 병행 권장
- 묶는 요령 — 첫날 시내·케이블카, 둘째 날 초곡·맹방으로 나누면 이동이 매끄러움
1박 2일로 묶는다면
삼척은 시내 바다와 근덕 바다 사이가 제법 떨어져 있어, 하루에 몰아 도는 것보다 이틀로 나눠 걷는 편이 한결 낫습니다. 첫날은 시내에서 죽서루와 새천년해안도로·이사부사자공원으로 바다를 눈에 담고, 오후에 용화에서 해상케이블카로 장호로 건너가 투명 카누와 스노클링으로 여름 바다를 즐깁니다. 둘째 날은 아침 볕이 부드러울 때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을 걷고, 오후에 맹방해변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환선굴에서 더위를 식힌 뒤 곰치국이나 물회로 여행을 마무리하는 흐름이 무난합니다.
삼척 바다 1박 2일 — 한눈에
죽서루·새천년해안도로·이사부사자공원에서 시내 바다
용화에서 해상케이블카로 장호항 → 투명 카누·스노클링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 해안 데크 트레킹
맹방해변 물놀이 또는 환선굴 → 곰치국·물회로 마무리
둘이 1박 2일 기준 대략 16만~24만 원선(숙박·식비·기름값 합산, 성수기·메뉴에 따라 변동). 삼척해상케이블카·장호항 투명 카누·환선굴 입장료는 별도이고 금액이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