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로 떠나는 여행은 일출에서 시작해 바다 위 전망대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강원 동해시는 삼척과 강릉 사이에 낮게 앉은 바닷가 도시로, 이름 그대로 동해 바다를 정면으로 마주 봅니다. 차로 삼사십 분이면 추암 촛대바위의 일출부터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의 유리 전망대, 묵호항 논골담길의 달동네 벽화, 망상해변의 너른 백사장, 그리고 산자락으로 파고드는 무릉계곡까지 성격이 전혀 다른 다섯 곳을 한 묶음으로 돌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그 다섯 곳을 어떤 순서로 이어야 하루가 매끄러운지, 뚜벅이는 어떻게 움직이면 되는지를 먼저 정리했습니다.
동해시는 묵호항을 낀 바다 권역과 두타산을 낀 산 권역으로 크게 나뉩니다. 여기서는 두 권역을 첫날 바다, 둘째 날 산으로 갈라, 무리하지 않고 도는 법을 정리합니다.
추암 촛대바위, 애국가에 나오는 그 일출
추암 촛대바위는 동해시 추암동 바닷가에 촛대처럼 곧게 솟은 바위입니다. 텔레비전 애국가 영상에서 해가 떠오르는 첫 장면의 배경이 바로 이곳이라, 사진으로는 낯익어도 실제로 서 보면 파도가 바위 밑동을 때리는 기세에 새삼 놀라게 됩니다. 바위 곁에는 조선시대 정자인 해암정이 앉아 있고, 해안 절벽을 잇는 추암 해상 출렁다리가 2019년에 놓여 바다 위를 걸어 건널 수 있습니다. 출렁다리와 촛대바위 전망대는 무료로 개방되고 주차장도 넉넉해, 아침 일찍 닿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이곳의 진짜 절정은 일출입니다. 촛대바위 뒤로 해가 걸리는 순간을 노리는 사람들이 새벽부터 자리를 잡으니, 해 뜨는 시각보다 삼사십 분 일찍 도착해 촛대바위 정면 데크에 서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도 기암과 출렁다리, 해암정을 잇는 산책로가 삼십 분 남짓 걷기 좋아, 일출을 놓쳤더라도 헛걸음은 아닙니다.
| 절정 | 해 뜨는 시각 전후, 촛대바위 뒤로 해가 걸릴 때 |
|---|---|
| 특징 | 촛대 모양 기암·해암정 정자·해상 출렁다리(2019년) |
| 핵심 | 촛대바위 정면 데크가 일출 자리, 관람 무료 |
| 뚜벅이 | 동해역·묵호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접근 |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바다 위로 걸어 나가는 전망대
묵호항 언덕에 자리한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동해 여행의 요즘 얼굴입니다. '도째비'는 도깨비를 부르는 강원도 말로, 옛날 이 골짜기에 도깨비가 나왔다는 이야기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2020년 문을 연 뒤로, 바다 쪽으로 길게 뻗은 곡선형 해랑전망대와 발밑이 훤히 비치는 유리 스카이워크가 여행자들의 사진 명소가 됐습니다. 전망대 끝에 서면 발아래로 묵호항과 동해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전망대와 스카이워크는 걸어서 둘러보는 데 큰돈이 들지 않지만, 스카이글라이더·스카이사이클 같은 체험 시설은 따로 요금을 받습니다. 정확한 이용료와 운영시간, 안전 기준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바뀌니 방문 전에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해가 질 무렵이면 전망대에 조명이 들어와 낮과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 주니, 묵호항을 둘러본 뒤 노을 시간에 맞춰 오르는 동선을 권합니다.
| 절정 | 노을 무렵, 전망대 조명이 켜질 때 |
|---|---|
| 특징 | 바다로 뻗은 해랑전망대·유리 스카이워크(2020년) |
| 핵심 | 걷는 전망은 저렴, 글라이더 등 체험은 유료 |
| 뚜벅이 | 묵호항·논골담길과 언덕 하나 사이라 함께 묶기 좋음 |



묵호항 논골담길, 달동네를 오르는 벽화길
묵호항은 오래전 명태와 오징어로 흥청이던 항구입니다. 그 시절 부두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언덕배기에 다닥다닥 집을 지으며 생긴 달동네가 지금의 논골담길입니다. 좁고 가파른 골목마다 벽화가 그려져 있어, 계단을 오르며 옛 묵호의 풍경과 어부들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만납니다. 골목 이름도 논골1길·논골2길·등대오름길처럼 정겹게 붙어 있습니다.
담길을 끝까지 오르면 언덕 꼭대기에 묵호등대가 하얗게 서 있습니다. 1963년 불을 밝힌 이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발아래로 항구와 달동네 지붕, 그 너머 동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길이 제법 가파르니 편한 신발이 필수이고, 해 질 녘이면 항구에 불이 하나둘 들어와 야경이 특히 좋습니다.
| 절정 | 해 질 녘, 항구에 불이 들어올 때 |
|---|---|
| 특징 | 달동네 벽화 골목·1963년 세운 묵호등대 |
| 핵심 | 등대 전망대에서 항구·바다 조망, 길이 가파름 |
| 뚜벅이 | 묵호역에서 도보권, 편한 신발 권장 |



망상해변, 동해에서 가장 너른 백사장
망상해변은 동해시 북쪽에 길게 펼쳐진 모래사장으로, 강원 동해안에서도 손꼽히게 백사장이 넓고 완만합니다. 물이 얕게 들어오는 편이라 여름이면 가족 단위 물놀이객이 많고, 바로 곁에 오토캠핑리조트가 있어 차를 대고 하룻밤 묵기에도 좋습니다. 바람이 좋은 날에는 카이트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연이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어, 백사장에 앉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갑니다.
해변 곳곳에 알록달록한 포토존이 놓여 있어 사진 찍기에 좋고, 넓은 만큼 성수기에도 자리가 덜 붐빕니다. 여름 성수기가 아니라면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백사장을 끝에서 끝까지 걷는 산책도 넉넉합니다.
| 절정 | 여름 물놀이철, 바람 좋은 날의 카이트서핑 |
|---|---|
| 특징 | 완만하고 너른 백사장·오토캠핑리조트·포토존 |
| 핵심 | 물이 얕아 가족 단위에 무난, 자리 여유 |
| 뚜벅이 | 망상해변역은 정차 편수가 적어 시내버스 확인 필요 |



한섬해변, 도심 곁의 조용한 물놀이터
동해 시내에서 가까운 한섬해변은 망상만큼 넓지는 않지만, 소나무 숲과 방파제가 아늑하게 감싸 물이 잔잔한 곳입니다. 바위와 모래가 함께 있어 물놀이와 스노클링을 겸하기 좋고, 여름이면 파라솔과 텐트를 친 가족들로 아기자기하게 채워집니다. 관광지로 요란하지 않아, 번잡한 대형 해수욕장이 부담스러운 이들이 조용히 찾는 숨은 해변입니다.
요란한 관광지 대신 소나무 그늘과 잔잔한 물이 필요할 때, 한섬해변이 답이 됩니다.


무릉계곡, 한여름에도 서늘한 두타산 물길
바다만 보다 산이 그리워질 때, 동해 사람들은 무릉계곡으로 향합니다. 두타산과 청옥산 자락을 흘러내리는 이 계곡은 초입부터 무릉반석이라 불리는 거대한 너럭바위가 펼쳐져, 맑은 물이 넓은 바위 위를 얕게 흐릅니다. 반석에는 옛 선비들이 새긴 글씨가 남아 있어,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걷기 좋습니다. 계곡 안쪽에는 신라 때 창건한 삼화사가 있고, 더 오르면 용추폭포와 쌍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 냅니다.
계곡 입구까지는 평탄해 가볍게 다녀올 수 있지만, 용추폭포까지는 왕복 두세 시간 남짓 걸으니 물과 간식을 챙기는 편이 좋습니다. 무릉계곡은 입장료와 주차료를 받는데, 금액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을 권합니다. 최근에는 계곡 위 절벽을 따라 걷는 베틀바위 산성길이 전망 명소로 인기라, 체력이 되면 함께 묶어도 좋습니다.
| 절정 | 한여름, 계곡물이 가장 시원할 때 |
|---|---|
| 특징 | 무릉반석 너럭바위·삼화사·용추폭포·쌍폭포 |
| 핵심 | 입구는 평탄, 폭포까지 왕복 두세 시간·입장료 있음 |
| 뚜벅이 | 동해 시내에서 삼화동행 버스, 배차 확인 필요 |



동해에서 무엇을 먹을까 — 항구가 차린 밥상
동해의 먹거리는 묵호항에서 갓 올라온 것들이 그대로 상에 오릅니다. 겨울이면 대게가 제철이라 묵호항 일대 식당에서 쪄 먹는 맛이 별미인데, 무게로 값을 매기니 주문 전에 크기와 값을 먼저 맞춰 두면 계산할 때 당황할 일이 없습니다. 뜨끈한 국물이 당긴다면 물메기로 끓인 곰치국(물곰탕)이 해장으로 이름났고, 홍합을 넉넉히 넣은 섭국도 이 지역다운 한 그릇입니다. 더운 철에는 잘게 썬 생선에 찬 육수를 부어 비벼 먹는 물회가 인기입니다.
- 대게 — 겨울 제철, 시가로 무게에 따라 값이 갈리니 크기·값 먼저 확인
- 곰치국(물곰탕) — 1인 12,000~15,000원선, 뜨끈한 해장 국물
- 섭국 — 홍합을 넉넉히 넣어 끓인 얼큰한 국, 이 지역 별미
- 물회 — 1인 12,000~18,000원선, 더운 철 찬 육수에 비벼 먹는 한 그릇
차 없이 동해, 어떻게 돌까
동해는 KTX-이음이 서니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닿기 어렵지 않습니다. 청량리에서 동해역·묵호역까지 두 시간 남짓이면 들어오고, 두 역을 중심으로 시내버스와 택시로 명소를 잇습니다. 묵호항·논골담길·도째비골은 묵호역 쪽에 몰려 있어 걸어서도 묶이고, 추암·무릉계곡은 버스나 택시를 쓰는 편이 시간을 아낍니다. 다만 명소를 잇는 버스는 배차가 긴 편이라, 시간표를 먼저 확인하고 동선을 맞추면 헛기다림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들어가는 길 — 청량리에서 KTX-이음으로 동해역·묵호역까지 두 시간 남짓
- 바다 권역 — 묵호항·논골담길·도째비골은 묵호역 쪽에 몰려 도보로 연결
- 산·일출 권역 — 추암·무릉계곡은 버스나 택시가 마음 편함, 배차 확인 필수
- 묶는 요령 — 첫날 바다, 둘째 날 산으로 나누면 이동이 매끄러움
1박 2일로 묶는다면
동해는 바다와 산이 나뉘어 있어, 하루에 다 돌기보다 이틀로 나누면 훨씬 여유롭습니다. 첫날은 이른 아침 추암 촛대바위에서 일출을 보고, 묵호항 논골담길과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로 이어 노을까지 바다 권역을 채웁니다. 둘째 날은 무릉계곡에서 계곡 트레킹을 하고, 오후에 망상해변이나 한섬해변에서 물놀이나 산책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는 흐름이 무난합니다.
동해 바다·산 1박 2일 — 한눈에
추암 촛대바위·해암정·해상 출렁다리에서 아침 바다
묵호항 논골담길·묵호등대 →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에서 노을
무릉계곡 무릉반석·용추폭포 트레킹
망상해변·한섬해변에서 물놀이·산책 → 대게·곰치국으로 마무리
둘이 1박 2일 기준 대략 16만~24만 원선(숙박·식비·입장·기름값 합산, 성수기·메뉴에 따라 변동). 무릉계곡 입장·주차료와 스카이밸리 체험 시설 요금은 방문 전 확인을 권합니다.
언제 가면 가장 좋을까
동해 여행은 사철 다른 얼굴을 보여 줍니다. 일출과 겨울 대게를 노린다면 늦가을부터 겨울이 좋고, 물놀이와 계곡을 함께 즐기려면 여름이 제격입니다. 봄·가을은 사람이 덜 붐벼 산책과 사진에 여유가 있습니다. 무릉계곡 입장·주차 정보와 도째비골 체험 시설 운영 여부, 각 축제 일정은 동해시 문화관광과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한 번 더 확인하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계절별 동해, 언제가 좋을까
| 때 | 어울리는 것 | 한마디 |
|---|---|---|
| 늦가을·겨울 | 추암 일출·묵호 대게 | 해 뜨는 시각 확인, 방한 단단히 |
| 여름 | 망상·한섬 물놀이·무릉계곡 | 성수기 인파, 이른 오전이 쾌적 |
| 봄·가을 | 한적한 바다 산책·사진 | 덜 붐벼 여유, 아침저녁 쌀쌀 |
동해 1박 2일, 이렇게 도세요
동해에서 가장 다른 두 풍경은 이른 아침 촛대바위 일출과 한낮 무릉계곡의 서늘한 물길입니다. 그 사이에 묵호항 달동네와 바다 위 전망대, 너른 백사장을 끼워 넣으면 하루가 꽉 찹니다. 아래 순서만 기억하면 동선이 꼬이지 않습니다.
- 동선 — 첫날 추암 일출→묵호항·도째비골 노을, 둘째 날 무릉계곡→해변
- 시기 — 일출·대게는 늦가을·겨울, 물놀이·계곡은 여름
- 비용 — 둘이 1박 2일 대략 16만~24만 원선(숙박·식비·입장 포함)
- 인근 연계 — 남쪽 삼척(환선굴·장호항), 북쪽 강릉과 묶어 이어 가기 좋음






